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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열무일기

만복 육아기 76일 차 : 부부 트러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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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6

점심에 동네 공원에 산책할 겸 해서 나갔다.

와이프가 유부초밥과 과일을 준비해서 단출하게 나갔다

요즘 날씨도 아주 맑고 좋아서 자주 산책을 하고 있다.

적당한 벤치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었다. 커피도 마시는데 기분이 아주 좋았다.

커피는 벤티에서 아이스 라떼를 거의 하루 한잔 먹고 있다.

우리 부부가 재테크에 힘을 쓰고 있어서 커피 매장에서 거의 마시지 않지만

집 앞 상가에 저렴하고 양 많은 벤티가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우리 와이프가 유부초밥을 뚝딱 금새 만들었는데 맛도 정말 좋았다.

순식간에 다 먹고 키위, 배까지 먹었다. 고마워요 ♥

이 날의 전반부는 아주 좋았다.

우리 가족은 즐거운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다. 오후 4시부터 만복이와 나의 시간이었다.

와이프가 결혼을 앞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모임에 나가야 했다.

와이프는 이쁘게 준비를 하고 나갔다. 나와 만복이는 우리 와이프가 출근하는 나를 사랑을 담아 배웅하듯이

좋은 시간 보내고 잘 다녀오라고 사랑을 담아 배웅을 해드렸다.

육아에 지친 와이프가 기분 전환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을 환영하고 적극 지원하고자한다.

어김없이 만복이가 7시쯤에 밥을 달라고 울어 보챘다.

와이프가 냉장실에 넣어 놓은 유축유를 중탕시켰다. 120ml 정도 되는 양이었다.

젖꼭지도 S 사이즈인 것을 확인하고 젖병에 옮겨 닮아서 아이에게 먹였다.

젖을 다 먹었는데도 아기가 엄청나게 울며 보챘다. 아기를 둥가둥가를 해줬다.

밥을 먹였는데도 울며 보채니 가슴이 답답해졌고 나는 또 다시 신경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육아를 하면서 신경질적으로 변하게 되는 경우가 이렇게도 많다니!!

내가 참 마인드 컨트롤 잘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자주 무너진다. 이런 내가 또 미워지고 한심하기까지 했다.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와이프가 오고 있다고 한다.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와이프가 빨리 와주었다.

와이프가 집에 들어왔다. 와이프는 오자마자 산책을 나가자고 했다. 

나는 급한 마음에 빨리 들어와서 아기 밥 좀 주라고 했다. "무슨 산책이냐 애가 배고파하는데 밥 더 먹이고

수면의식해야 하지 않냐"고 신경질적으로 이야길했다. 내가 또 실수를 하는 순간이었다.

우리 와이프는 내가 초조해하고 보채고 신경질을 내는 걸 싫어한다. 어느 누구라도 싫어할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또 내 마음이 급해서 신경질과 보챔을 들어냈다. 왜 아기에 관한 일에는 내 마음이 이렇게 초조해질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한가지를 생각해봤다.

내가 아기를 돌볼 때 (누구나 똑같겠지만) 아기를 먹이고, 놀아주고, 재운다.

그 패턴 속에 아기가 잘 때, 

그 짧은 낮잠 시간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나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급하게 만드는 것이다.

'만복이가 자면 좋아하는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이런 저런 공부도 해야지'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으니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초조해지고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아기가 있는 자리에서 나는 와이프에게 불만을 이야기했고 서로 말싸움을 투닥투닥했다.

좀 리프레쉬하며 얘길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와이프에게 산책을 나가자고 했다.

나가서 동네를 걸으면서도 투닥투닥했다. 서로에게 불만이 쌓여서 그런지 빨리 끝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잘못한 것을 알면서도 사과를 빨리 하지 않았다.

집에와서 뒤늦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했다.

못난 남편의 성질머리 때문에 와이프의 착한 마음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

와이프를 항상 여왕님으로 모시겠다는 초심을 더 굳건히 마음에 새겨야겠다.

나는 언제부턴가 자기계발 병에 걸렸는지 하루라도 공부하지 않고 내가 발전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가 없다.

나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아기가 짧은 신생아기를 보내는 중이다. 아기가 엄마 아빠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시기다. 날 필요로 하는 아기에게

온전히 나의 시간을 내어서 사랑을 듬뿍 전해주자. 이 시간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사랑해요 우리 여왕님과 왕자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