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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열무일기

24년 1월, 준이의 감성, 하엘이의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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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6 (화)

준이가 방아쇠수지증후군 때문에 연세 세브란스에 검진을 받으러 다녀 왔다.

진주로 오는 길에 차를 워낙 많이 타니까 자다가 깨서 저녁에 한참 이야기하며, 노래 부르며 내려 오는 길이었다.

창밖으로 초승달이 떠있었다. 신기하게도 아래로 누워있는 달이었다.

준이가 초승달이 누워있다고 너무 귀여워했다.

나는 생각 놀이를 하려고, 준이가 달을 귀여워 하니 달을 잡아서 데리고 오면 좋겠구나? 라고 얘기했다.

준이는 그 말에 혹해서 달을 잡아서 데리고 와야한다고 강조했다. 

달을 어떻게 잡을까? 상상 놀이를 하려고 했는데 준이가 달을 잡아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어떻게 잡는게 좋을까? 줄을 던져서 잡을까? 잠자리채로 잡을까? 재밌는 상상놀이를 하고 싶었는데

준이는 너무 진지했다.. 아빠가 달 잡아줘야해! 라고 계속 얘기했다.

준이한테 달은 너무 멀어서 잡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래도 잡아달라고 막무가내였다.

준이한테 달은 너무나 커서 집으로 데리고 올 수가 없어! 라고 하니, 준이는 그럼 봉전다락 옆에 큰 집을 지어서 데리고 오면 돼잖아~ 라고 슬프게 얘기했다. 그래도 달이 너무너무나 커서 데리고 올 수 없어!라고 하자,

준이는 너무나 서럽게 울었다. 달을 데리고 와야해. 꼭 저 누운 달을 데리고 와야 한단 말이야라고 말하며 울었다.

나는 달에 여행을 가면 되겠다고 말했다.

달을 탐사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사람들이 달에 갈 수 있단다, 다음에 커서 달에 같이 가보자 라고 얘기했다.

준이는 알겠다고 하며 진정했다.

 

준이가 달을 그리워하는 그 저녁에...

하엘이는 건빵 세개를 욕심내서 입에 가득 넣고 먹다가 목이 막혀서 와이프가 긴급 정차하고, 나는 뛰쳐나가고, 하엘이 상태를 확인해 보니, 다행히도 스스로 입에서 토해냈다. 겨우 안도하고 다시 출발하는데 하엘이는 토해낸 건빵을 다시 주워먹는 귀여움.. ㅋㅋ 얼결에 덕유산IC로 나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