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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1_남해맨숀

셀프 조적 5일차, 이제 전문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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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조적 5일차다..

과연 5일 동안 조적공 1품(1인/일)의 역할이나 했을까?? 했겠지? 했을라나? 궁금해지네

보통 6~7시 사이 새벽에 출근을 한다. 남해 바다와 일출의 장면은 매일 새롭다. 오늘은 특히 보랏빛 섞인 하늘이 아주 멋있었다.

출근을 하는 길에 다리를 건너고 나서 첫번째 동네인 듯한데, 신호 대기 중에 문득 좌측편의 집이 눈에 띄었다. 옛날 집인데 화이트&톤다운초록의 조합으로 도장해 놓은 모습이 아주 이쁘게 느껴졌다. 동화속에 나올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톤다운 초록이라서 더 시선을 끌었다. 

화이트&톤다운 초록 도장 조합

옥상 난간에 디자인한 원형 패턴에 포인트로 초록을 칠하니 센스 있어 보인다. 창문 테두리도 초록으로 이쁘다 

 

오늘은 조적을 일찍 시작하려고 했다. 도착해서 아주 서둘렀다. 그 이유는 해가 집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거실쪽 조적을 끝내야만 한다. 왜냐하면 레이저 레벨기의 레이저가 해가 들어오면 안보인다.. (후하.. 안보여 안보여 이 공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처럼 안보여)

후다닥 서둘리 신나게 작업을 했다. 해가 들어오기 전인데 80% 정도 완성이 되었다. 이렇게 무난하게 진행될 것인가..? ㅋㅋ

역시나 도중에 레미탈이 떨어졌다.  10시쯤 **목재에 들러서 추가공구(글라인더날, 미장용 붓, ㄱ자 흙칼) 구매하고, 레미탈 10포 배달 요청을 드렸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설비업체 소개를 시켜달라고 요청드렸다.

레미탈 배달은 시간이 걸린다고 하셔서 기다리면서 다른 작업도 깔짝깔짝하고 있었다. 집으로 한 분이 들어오셨다. 설비 사장님이 오신것이다. 와우! **목재 사장님께서 콜하니 바로 달려 오신 듯하다. 주변을 둘러보고 견적을 쭉 뽑아보시는 모습이 전문가 포스가 느껴졌다. 그러나 역시 이 현장이 탐탁치 않으신 표정이다. 신축 현장은 쉬운데, 이 리모델링 현장은 흙을 파내고 배관 잘라내서 매꾸고, 잡일이 너무 많다. 처음에 견적을 500만원을 부르셨는데, 다시 평수(17평)대로 계산을 하니 17*16=282 대략 300만원 부르셨다. 그 이유는 30평대 작업을 하나 17평 작업을 하나 작업 인건비는 거의 같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씀이셨다. 그래서 다들 꺼려하셨구만... 보일러를 포함하면 380이 나온다고 하셨다. (보일러는 내가 사면 저렴하지 않을까?? 알아봐야겠다.) 지금까지 받은 설비 견적 중 최저가였다.

레미탈은 11시30분이 넘어도 오지 않았다. 이럴 땐? 식사 꼬우 오늘은 바*짬뽕에서 짜장(5000원)을 시켰다. 백신패스를 보여주려고 하니 혼밥은 걍 앉으란다. 혼밥족은 무적.. ㅋㅋ 와우 맛있었다. 다음엔 곱빼기로....

맛있는 짜장

짜장엔 고춧가루 팍팍이 필수다.

 

식사를 마치고, 무인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 시키고, 사무 업무를 봤다. 보일러 스펙을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해서 경* 나비* 보일러를 서칭 좀 해보다가.. 결론이 빨리 안날 것 같아서 본사에 상담을 하고, 거기도 답이 안나와서 대리점에 문의를 해서 1차 결과를 얻었다. 대리점 사장님은 자쿠지에 채울 온수 1000리터 정도를 한번에 뽑아쓰려면 기름보일러 난방용은 약하고, 온수용을 50000Kcal 정도를 써야 한다고 하셨다. 허허.. 3만 킬로칼로리면 될 것 같은데..? 난방용, 온수용을 두대를 놔야지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진짜 효율을 계산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 본사에서 열효율 계산해서 알려주면 되지 않나? 왜 대리점으로 패스를 했지?? 대리점은 무조건 두 대를 파실려고 하시는 건지...? 관련 카페에 선배님들에게 조언을 구해야겠다..!

 

현장에 도착하니 곧 이어 **목재 사장님도 도착해 주셨다. 레미탈 10포를 받았다.

사장님께서 현장을 둘러봐주셔서 이것저것 여쭈어 봤다.

Q. 벽면에 미장을 해야하는지? -안해도 됨.

Q. 개구부를 샌드위치 판넬로 막으려고 한다. - 제일 안좋은게 샌드위치 판낼이다. 안된다. 벽돌로 진행시켜!

Q. 첫번째 조적 쌓은게 살짝 피사의 사탑입니다. - 그러면 다음 공정 미장이 힘들어진다. 기술자 불러서 해라

사장님께서 기술자 불러서 하라고 하신다. 옙 바라던 바입니다.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훠훠 

마음이 급해서 시작한 셀프 조적이 이제는 손에 익었지만 중간중간 난관에 부딪힐 때가 너무 많았다. 진도가 늦어지고 있다. 시간이 진짜 중요한 것인데, 더 큰 것을 잃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과감하게 기술자 불러주세용 하고 요청드렸다.

 

기존 거실 창문 개구부가 바닥에 붙어 있어서 안정감과 여백을 주기 위해 단을 올려 쌓았다. (기존 창문이 너무 컸다..) 현관문은 코딱지만하고 창문은 겁나게 커서 언발란스 ㅋㅋ (현관문은 진짜 좁다 ㅠ 현관문 새로 들어갈 공간 확보하느라고 혼신의 힘을 썼다.)

거실창 개구부 조적

 

12/23 목요일에 창호를 설치하러 오는데 그 전까지 조적과 미장을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 내가 하는게 맞는지 의심을 수차례 하면서.. ㅎㅎ

 

거실창 개구부 미장

 

개구부 미장이 마무리 되고 잠시 쉬고 있었다. 또 한 분이 들어오셨다. 이번엔 미장 선생님..! 고수의 포스가 물씬 풍겼다.

들어오시는 모습이 중국 영화 성룡 주연의 취권에 나오는 성룡 스승님 같은 포스다. 살짝 얼굴이 홍조를 띄셨다. 성품이 참 친근감 있게 말씀해 주시고 좋으신 것 같다.

내가 레벨기를 띄워 놓고 조적하고 미장 해놓은 부분을 보시면서 "오~ 레벨기도 딱 띄워놓고 아주 잘했네요 잘했어" 라고 칭찬을 해주셨다. 곧 이어 "이제 그만해도 돼요. 내가 할게 이제, 셀프로 하다가 다음 공정에 일이 더 많아 질 수도 있어" ㅋㅋㅋㅋㅋ 선칭찬, 후팩폭 (결국엔 집을 그만 망가뜨리란 이야기로 해석이 됐다. ㅋㅋㅋ)

그래도 꿎꿎하게 "크랙 땜빵하고 도장은 제가 셀프로 해볼라고요!" 했더니 "다음 공정에 일이 더 많아 질 수도 있어. 전문가에게 맡겨" 한번 더 반복해 주심.. ㅋㅋㅋㅋㅋ (저도 뭐라도 해봅시더.. 셀프 방수 카드는 아직 남겨줬다.. )

그래서 오늘, 내일은 일정이 있으시고, 목요일부터 가능하다고 하셨다. 목욜부터 나오시니까 나는 대모도를 하겠다고 하셨다. 흔쾌히 알겠다고 하셨다. 호칭을 뭐라고 하면 좋겠냐고 여쭈었더니, 그냥 '아저씨'라고 불러~ 라고 하셔서 '반장님'이라고 할게요 라고 했다. 나에게 반장님이 생겼다. ㅎㅎ

통성명을 했는데, 같은 전주 이씨라고 같은 집안이라고 좋아하셨다. '영'자 돌림이라고 하셨다. 함 찾아봐야겠다. 우리 미장 반장님이 참 유쾌하시고 좋으신 것 같다. 

창호 개구부는 지금 상태에서 설치만 하면 될 것이라고 하셨다. 창호업체에도 다시 전화해서 지금 상태로 가능하겠냐고 문의를 해서 더블체크 했다. 창호업체도 공간이 좀 크게 남아도 우레탄폼 충진하면 된다고 한다. 실리콘 마감이 이쁘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 사항은 얘기해 주었다.

 

거실 창문 개구부 조적/미장 완료

 

 

주변 정리

안전제일!!

현장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일을 마치면 30분 정도 현장 정리를 철저하게 한다. 바닥을 쓸고, 몰탈 통과 조적/미장 도구들을 깔끔하게 세척한다. 관련있는 공구/장비끼리 분류하여 정리하고, 사용한 장비를 박스에 정리한다. 바닥을 고르게 정리하고, 불필요한 벽돌들을 따로 정리한다.

 

집에 가는 길에 전기, 설비 사장님께 차례로 전화드렸다.

전기 사장님께는 받은 견적대로 진행하되 스위치 콘센트 제품은 따로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설비 사장님께는 받은 견적대로 진행하시죠 말씀드리고, 견적서 요청드렸다. 보일러는 좀 더 알아 본 후 확정하기로 말씀드렸다.

 

갑자기 일 진척이 빨라진다. 설비, 창호, 미장, 전기가 조만간 다 들어오게 된다. 정신차리고 잘 배워야겠다.

 

한게 없는데 한게 많은 것 같은 하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