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이의 경제교육이 시작됐다.
지난주 토요일에 준이와 나는 병원에 다녀왔다. 준이의 감기가 아주 오래간다. 약국에 들러서 약을 처방받았는데 준이는 약국에서 파는 (어린이 미끼용) 공룡 자동차를 갖고 싶었다.
나는 준이에게 계획 없는 소비는 할 수 없다고 얘기해 주었다. (실망한 표정이 역력한 준이)
그리고 저축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마침 집에 준이가 어린이집 졸업할 때 어린이집에서 받은 저금통이 있었다.
각종 집안일을 거들면 100원씩 주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에는 준이가 쌀을 씻고 밥을 했다. 두부도 잘라서 된장찌개 만드는 것을 도왔다.
일주일 내내 자기 전 장난감과 책 정리,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장난감과 책 정리를 무한 반복했다.
그리고 매일 저금통을 개봉해서 돈이 얼마나 모였는지 확인하고 아주 뿌듯해 했다.
드디어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준이가 눈 뜨자마자 장난감 언제 사러가요?
오전에 탑마트 2층에 장난감 코너에 갔다.
준이에게 준이가 모은 돈은 7천원 뿐이라서 큰 장난감은 살 수 없다고 미리 이야기 해줬다.
준이는 욕심 안부리고 작은 장난감 코너에서 헬로카봇 4500원 짜리를 골랐다.
작디 작았다. 작은 준이 손에 쏙 들어가는 자동차다.
이제 계산을 할 차례다.
준이는 등에 매고 간 핑크퐁 가방에서 동전을 잔뜩 담아 온 봉다리를 꺼내서 카운터에 올렸다.
(머쓱해 하는 준이)
가게 직원분께서 귀여워 하시며 직접 동전을 세어서 4,500원에 맞추어서 계산해 주셨다.
거스름돈은 다시 봉지에 담아서 준이에게 돌려 주셨다.
엄청나게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준이가 스스로 번 돈으로 첫 거래를 해낸 순간이었다.
5살 준이가 스스로 해낸 모습이 기특하고, 아빠 가슴이 뜨거워진다.
본인이 일주일 동안 노동으로 모은 돈이 작은 자동차로 바뀐 것에 대해 어떤 느낌이었을까?
궁금하다. 엄청나게 좋아하긴 했다.
준이의 소중하고 빨간 자동차 장난감은 그날 저녁 가족 모임 식사 자리에서 바로 잃어버렸다.
"자동차 찾아주세요. 어디갔지? ㅠ 내가 처음으로 산 장난감인데.."
잠들 때까지 자동차를 찾던 준이...
PS. 다음날 장인어른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다.
저축과 구매가 익숙해지면 이자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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