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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열무일기

첫 풍선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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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가 돌치레 때문에 7월 27일(월)에 입원을 했다가 7월 30일(목)에 퇴원을 했다.

나는 노조 쟁의 지침에 의해 추가 근무를 하지 말라고 하여 오늘은 일을 쉬게 됐다.

준이가 지난밤에 12시간 동안 내리 잤다. 집에 와서 편해져서 그런지 피곤했는지 무척 잠을 잘잤다.

컨디션을 좀 회복하고 있다.

낮잠도 두시간 잘자고 오후 4시가 좀 넘어서 아기를 데리고 나갔다.

목적지는 동네 문방구

가는 길에 아파트 놀이터와 중앙광장에서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뛰어 놀고 있었다.

아이들 하원 시간이라서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아 주는 것 같다.

나는 고무 버켄스탁 신발이 발가락 아랫부분이 아팠다. 고무가 이제 느슨해 진건가..

그래서 쭈니에게 천천히 꽃 구경 나무 구경 시켜주면서 걸어갔다.

쭈니가 오랜만에 동네에 나와서 그런지 기분이 퍽 좋아보였다.

가는 길에 자전거를 타는 동네 꼬마들이 많았다.

횡단보도에서 내가 "와 저 형아 자전거 멋있다."라고 준이에게 말을 걸었더니

그 형아가 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나도 "안녕?"하고 답했다.

꼬마들에게도 나는 어색하게 말을 건넸다.

쭈니가 보고 있으니까 항상 아빠의 멋진 모습, 앞으로 쭈니가 성장했을 때의 모습을 나의 행동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문방구를 들어가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나름 당당하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했는데

못들었는지 아니면 쭈굴쭈굴해 보였는지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곧 바로 "풍선이 어딨을까?"라고 쭈니에게 말을 걸며

문방구를 한바퀴 돌았다. 민망함에 애꿎은 공책만 들었다 놨다 쭈니에게 보여주었다.

한바퀴를 돌았는데 풍선이 안보여서 아주머니께 다가가서 당당하게 풍선이 어딨나요? 라고 말하려고 

맘 속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바로 눈앞에 풍선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홱 돌아서 풍선으로 갔다.

종류가 다양했다.

워낙 오랜만에 보는 풍선이라서 뭐가 큰 건지 작은 건지 감도 안잡혔다.

작아보이는 것 하나, 커보이는 것 하나 두 묶음을 샀다. (3,500원에 두 봉다리)

고르는데도 한참 걸렸다.

새 모양, 토끼 모양, 하트 모양 풍선도 있어서 고민됐는데 준이는 처음이니까 가장

베이직 한 스타일로 가야겠지 생각하고 동그란 풍선으로 고르기로 고민했다.

물풍선, 막대 풍선 등 용도에 따라 분류되는 것들도 있었는데 가장 베이직한 것으로 갔다. 동그란 것

두 봉다리를 반바지 왼쪽 주머니에 쑤셔 넣고.. 지갑도 같이 들어 있어서 더 두툼해졌다.

두툼한 주머니가 싫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놀이터에 아이들이 더 많아졌다. 준이랑 그네 같이 타려고 했는데 패스했다.

준이는 그네를 좋아한다. 무서워하기도 한다. 그치만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집에서 작은 초록색 풍선을 불어주었다. 주먹 두개 크기로 불었다. 표면이 탱탱한게 금방 터질 것 같다..

준이가 뭐든 손에 쥐면 꼬집으려고 해서 풍선도 꼬집으려고 했다.

터지는게 무서워서 잽싸게 뺐다. 준이가 풍선 터짐에 놀라는 것도 무섭고 나도 풍선 터지는게 무섭다.

그래서 나는 와이프에게 부탁했다. 풍선을 터뜨려 달라고.. 준이가 풍선이 터지면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 부탁했다. 와이프는 풍선을 터뜨려 주었고 나는 준이 한 쪽귀를 막으려고 허둥대는 순간

풍선이 터졌다. 준이는 허둥대는 나에게 신경을 쓰느라 아무런 놀란 반응을 안보였다.

준이에게 풍선을 쥐어주는 일은 무서운 일인 것 같다. 노란색 큰 풍선도 불어주었는데 직접 주지는 않고

그저 색깔과 동그란 모양 구경하라고 졸리 점퍼에 걸어 두었다. 터지면 소리가 엄청날 것 같는 비쥬얼이다..

첫 번째 풍선 놀이는 엄마 아빠가 더 무서워한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 ㅎㅎ

퇴원 후에 빠르게 좋아지는 모습을 봐서 정말 다행이다.

준이가 아프지 않아야 휴가 기간 동안 즐겁게 알차게 보낼 수 있다. 늘 건강하길 기도한다.

 

* 아기가 병원에 입원해서 짜증을 많이 부렸는데 코를 찡그리면서 짜증을 낸다.

웃을 때도 짜증낼 때도 코를 찡그린다.

가끔은 코를 찡그리면서 얼굴로 손을 뻗어서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꼬집는다.

도대체 왜 그럴까 궁금하기도 하다. 꼬집을 때마다 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항상 준이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