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사 2일차, 프로젝트 진행 중 첫 트러블
22.1.9(일)
목공사 2일차
아침에 목수 반장님 포함하여 4분이 들어오셨다.
내가 50분쯤 도착하니 목수팀이 먼저 와 계셔서 반장님이 커피를 타서 돌리고 계셨다. 나도 한잔 얻어 먹었다.
나는 야심차게 준비한 핫팩을 하나씩 까서 드렸다. 친절을 베풀어 드려도 다들 아주 아무 반응 없으시고 무덤덤하셨다.. ^^ 허허 (혼자 열심히 친해지려고 푸쉬 중) ㅋㅋㅋㅋ 싸늘한 반응이... 전형적인 경상도 형님들이신 것 같다 ㅋㅋ (외롭다ㅋㅋ) 나같은 진성 아웃사이더가 이 분들 사이에서는 핵인싸급으로 변하는 것 같다 ㅋㅋㅋ (상대성 이론 ㅋㅋ)
오늘 아주 기념비적인 일이 발생했다.
디자이너 선생님과 트러블이 발생했다. 공사 과정 중 작업자와 첫 마찰 이벤트 발생!!
사건의 발단: 1일차에 가장 먼저 시공된 우물천장 부분이 있었다. 스티로폼이 우물천장 위로 자리하고 있었다. 우물천장 주변 둘레로 일반천장은 100미리 아래에 시공 될 예정이었다. 디자이너 선생님이 일반천장 부분 위로 열반사 단열재를 시공하려고 하셨다. 내 생각에는 스티로폼하고 열반사단열재 사이가 단차가 있어서 70미리는 떠 있는 상태라서 기밀시공은 아예 포기한 결과를 낳을 것 같아서 가서 말씀드렸다. (그냥 황소바람 들이친다) "거실부분은 스티로폼으로 가능하면 높이를 맞추고 기밀하게 시공되어야 단열이 잘 되지 않을까요??" 그 얘기를 듣자마자, 디자이너 샘은 화가 나셨는지 열반사단열재를 거칠게 뜯어내고, "에이 열반사단열재가 더 괜찮다니까! 좋게 해주려고 해도 그러네!!" 라고 성을 내시고, "그럼 스티로폼 다 쪼개서 넣어 줄게 열반사 단열재 주문한 거 취소 시켜!!"라고 씩씩대며 스티로폼을 가지고 오셨다.
나는 정중하게 부탁드렸는데 이런 온도차가 발생하니까 사실 황당했다. (평소에 정중히 부탁하는 부분에서 이렇게 급발진하는 사람을 거의 만나기가 쉽지 않다. 내가 거슬리게 말씀드렸나..?) 나는 침착하게 마음을 가다듬었다.
나는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요 단열재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의견을 드려 본 건데 왜 이렇게 화를 내시는지 모르겠네요, 대화를 통해서 좋은 방법이 있으면 잘 말씀해 주시면 되지 않나요??" 말씀드리니, 선생님이 "잘 모르면 잘 해주는대로 하면 되는데, 힘들게 작업하고 있는데 다시 하라고 하니까 갑자기 화가 났네" 라고 하셨다.
트롯 선생님이 "화내지 말어라!! 화를 내어 무얼 할꼬~" 하시며 디자이너 샘을 또 자제 시키셨다. (트롯 꽁트다 ㅋㅋㅋ)
사실 앞서 작업하시는 와중에 디자이너 샘이 엘보 쪽이 아프시다고 말씀하셨는데.. 몸이 안좋으신 상태에서 힘들게 하고 있는데 내가 잔소리를 하니 심이 상하신 것 같다.. (그렇지만 말을 안할 수도 없다 ㅠ 돈은 엄청나게 쓰는데 퀄리티가 안나오면 젤 슬픈 사람은 누구보다 나야 나)
결국엔 스티로폼 끼워 넣어서 시공을 해주셨다... 스티로폼 끼워 넣기도 사실 많이 아쉽다 완벽한 기밀 시공이 불가한 형태다. 그래도 바람이 안통하도록 우레탄 폼을 꼼꼼히 쏴주셨다. 바람만 안통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비닐 봉지를 생각해 보면 아무리 얇아도 바람만 안통하면 그 안은 따뜻하다.
점심 먹으로 가서
수저를 놓아드리면서 디자이너 샘한테 "제가 아까 힘드신데 잔소리 많이 드려서 죄송했습니다" 하니 샘이 "아니 나도 갑자기 화가나서 그리 말했는데 나도 미안하네" 라고 하셨다. 그리고 서로 소주 한잔씩 주고 받았다.
트롯 요정 선생님이 "둘이 얼른 풀어라~~" 하셨다.
디자이너 샘이 "우린 이미 풀었으예" ㅋㅋㅋ
오후에 디자이너 샘한테 리스펙할 부분을 발견했다. 리얼 직업정신이었고, 세심함? 본인의 기준에 있어서 정직함을 봤다.
거실에 앞서 설치한 우물천장이, 안방 쪽 슬라이딩 간살 도어 들어가면 좌우양옆 공간 밸런스가 안맞는다고 엄청나게 거슬린다고 하셨다.
결국에 우물천장에 거실창 쪽 달대 달은 곳을 힘들게 뽀갠다음에 천장 장식 마감재를 한 줄 더 추가하고 달대를 다시 달았다. 다들 괜찮다고 만류하셨는데 본인의 기준에 안맞아서 다시 철거 후 재시공..
리얼 리스펙!
대부분은 주인이 신경 안쓰니 걍 패스했을 텐데.. 멋지시다.
반장님도 제안해 주신 부분이 있었다. 욕실로 들어가는 통로가 좁으니 100미리 정도 더 뽀개서 공간 확보하라고 하셨다. 훨씬 좋을 것이라고 하셨다. 맞긴 맞았다.. 내가 고민했던 부분인데 통로가 좁아서 확장하고 싶었다... 그런데 걍 놔두고 있었는데 ㅋㅋㅋ
후... 내 뿌레카를 다시 발동시켜야 한다니... 어제로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는데.. 내 손목 어쩔 ㅋㅋ
사실 나는 벽체를 일정하게 잘라내는 것이 핸드 원형톱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반장님이 뿌레카로 뿌시라고 하셨다. 벽이 블록 구조여서 뿌레카 일자 날로 탕탕탕 치니까 일자로 잘 뽀개지긴했다. 반장님 덕분에 잘 뽀개서 공간확보 성공!!
이런 제안을 먼저 해주셔서 감사하다.